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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탐정 잭 오랜턴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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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11-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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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AI(크랙,유료)활용하여 직접 제작 잭 오랜턴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샤워를 했다. 그리고 호박땡이로 변한 얼굴도 물을 축여 깨끗하게 헹궈냈다. 머리가 호박으로 변한 이후 저녁 무렵이 되면 호박땡이로 변한 머리는 미세먼지로 뿌옇게 되기 일쑤였다. 호박 표면에 달라붙은 미세먼지 입자는 빛을 받으면 유독 뿌옇게 보여서 잭 오랜턴은 손수건이나 물티슈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목 위에 얹어져 있는, 이전에는 분명 와꾸라고 불렸을 얼굴 호박덩이를 닦아내야 했다. 그런 까닭에 전날 저녁에 호박으로 변한 머리를 깨끗한 물로 헹궈 내도 다음날 아침이면 도루묵으로 변해 있었다. 잭 오랜턴 : 이 놈의 미세먼지… 잭 오랜턴은 수건으로 호박으로 변한 얼굴을 닦아내며 투덜거렸다. ‘혹시 벗겨질까?’ 잭 오랜턴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제처럼 호박으로 변한 머리를 잡아당겨 보았지만 역시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룸 메이트인 존 트라볼타가 욕실에서 나오는 잭 오랜턴을 보며 기겁했다. 존 트라볼타 : 야, 너 그 호박 아직도 쓰고 있냐? 잭 오랜턴 : 늦었어. 나가봐야 돼. 존 트라볼타 : 야, 너 그러고 가게? 잭 오랜턴 : 이 머리 호박 머리 덕에 붙었다니까? 존 트라볼타 : 진짜야? 그 호박 대갈통 덕에 붙었다는 거? 잭 오랜턴 :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야. 존 트라볼타 : 그래, 뭐. 믿어는 드릴게. 잭 오랜턴은 이죽거리듯 웃으며 말하는 존 트라볼타가 오늘따라 더 얄미웠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어제 호박 머리를 붙잡고 섭생에 대해 고민하느라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늦잠을 잤기 때문이다. ‘첫날부터 지각할 수는 없지…’ 좀 수상해 보이긴 했지만 회사는 회사고, 첫 직장이었다. 탐정 커리어의 시작을 지각으로 열 수는 없었다. 잭 오랜턴이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 최고로핑크와 김데스가 잭 오랜턴 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잭 오랜턴은 어제 문자로 김데스로부터 지하철역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은 터였다. 김데스 : 좀 일찍 다닐 수 없나? 잭 오랜턴 : 죄송합니다.
최고로핑크 : 하마터면 늦을 뻔했네요, 형님? 잭 오랜턴 : 그래, 그렇군. 최고로핑크 : 저도 하마터면 늦을 뻔했어요, 형님. 아끼던 핑크색 트레이닝복이 안 보여서. 잭 오랜턴 : 아끼던 거? 최고로핑크 : 네. 잭 오랜턴 : 아끼던 거라고 하기엔 어제와 똑같은 핑크로 보이는데? 최고로핑크 : 스티브 잡스처럼 똑같은 핑크색 트레이닝복이 여러 벌 있긴 해요. 탐정 업무에 시간 분배는 중요하니까요. 그래도 나노 단위로 보면 달라요. 잭 오랜턴 : 그래? ‘생각보다 탐정 일에 진심인 놈인가?’ 잭 오랜턴은 오늘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핑칠갑을 한 최고로핑크를 보며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김데스 : 잡담 그만데스. 옥철이가 왔어. 최고로핑크 : 옥철이요? 또 누가 오기로 되어 있나요? 잭 오랜턴 : 지옥철 말하는 것 같은데? 김데스 : 빙고! 역시 내 사람 보는 눈은 정확해. 잭 오랜턴 : 네? 뭐가 정확하다는 건지? 김데스 : 자네 같은 인재를 관상만 보고 바로 합격 시켰으니 말이야. 잭 오랜턴 : 관상이요? 김데스 : 와꾸의 느낌 말이야. 잭 오랜턴 : 와꾸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김데스 : 그럴까? 하하하하. ’뭐가 정확하다는 건지?‘ 잭 오랜턴은 절로 한숨이 나왔다.

김데스와 최고로핑크, 잭 오랜턴은 지옥철에 올라탔다.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역을 지나자 우르르 내린 사람들 덕에 겨우 세 사람이 앉을 자리가 비어서 세 사람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최고로핑크 :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가는 거죠? 김데스 : 가 보면 알아.

최고로핑크 : 어디든 가슴이 두근거리는 장소였으면 좋겠네요.
김데스 : 가슴이 두근거릴 거야. 그건 내가 보장하지. 세 사람은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더간 후에야 김데스를 따라 지하철에서 내릴 수 있었다.

김데스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밭으로 세 사람을 이끌었다. 김데스 : 뽑아. 최고로핑크 : 네? 가슴이 두근거리는 장소가 이곳인가요?
김데스 : 잡초 좀 뽑으라고. 힘들어서 가슴이 두근거릴 거야. 잭 오랜턴 : 여기가 어디죠? 김데스 : 내 유채꽃밭인데 파종한지 얼마 안 지나서 잡초 뽑아야 돼. 나름 성스런 의식이지. 잭 오랜턴 : 이게 중요합니까? 김데스 :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야. 부모님한테 물려 받은 거라…내 탐정 업무 시작 전 루틴이야. 김데스는 크로스백처럼 메고 있던 커다란 낫으로 사람 키만큼 자란 잡초를 베며 말했다. ‘낫을 휴대하고 다니는 이유가 있었군’ 잭 오랜턴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잭 오랜턴 : 맨 손으로 뽑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김데스 : 내가 그럴 줄 알고 준비해왔어. 김데스는 크로스백에서 작은 낫 두 개를 꺼내 최고로핑크와 잭 오랜턴에게 내밀었다. 김데스 : 그럼, 자네들에게 이쪽 구역을 부탁하지. 김데스는 잭 오랜턴과 최고로핑크에게 낫을 건넨 후 멀리 사라졌다. 잭 오랜턴 : 하… 최고로핑크 : 일단 베죠? 형님? 잭 오랜턴 : 그래, 풀이나 베자. 잭 오랜턴은 쪼그려 앉아 풀을 베기 시작했다. ‘이게 뭐하는 짓이람?’ 탐정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김데스의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은 루틴 업무가 잭 오랜턴에게도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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